소희의 방 이금이 pdf 다운로드를 무료로 제공합니다 『너도 하늘말나리야』가 출간 이후 폭발적인 판매고를 올리면서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르기를 10년째 되던 해에 작가는 한 중학생에게 질문을 받았다 “달밭마을을 떠난 소희는 어떻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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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너무 일찍 철들 필요 없어.” 『소희의 방』은 아직 어린 소희 어깨 위에 올려놓았던 가당치 않은 짐들을 내려 주고 싶어 쓴 작품이다. 그런데 책이 나오고 나서 독자로부터 소희의 변화를 아쉬워하는 이야기를 듣곤 했다. 그 뒤 10년 세월이 흘렀지만 아이들은 결코 일찍 철들 필요가 없다는 생각은 더 확고해지고 있다. 아이들은 제 나이다운 모습으로 살 권리가 있고, 어른과 사회는 아이들이 그렇게 자랄 수 있게 해 주어야 할 의무가 있다. 소희는 어쩔 수 없이 일찍 철이 들어버린 아이였다. 제 나이 아이들처럼 부모님에게 응석을 부리거나, 자신의 처지에 대해 불평을 늘어놓거나, 갖고 싶은 물건을 사 달라고 떼를 쓰지 않는다. 소희는 눈치 보지 않고 하고 싶은 것에 익숙지 않은 아이이다. 청소년들은 모두 제 나이다운 모습으로 살 권리가 있고 그것은 영원하지 않은 ‘약정 시간’ 같은 것이다. 누가 소희를 그렇게 일찍 철이 들어버리게 했을까? 바로 어른들이다. 현실에서도 수많은 아이들이 처한 상황 또는 이기적인 어른들 때문에 세상을 일찍 깨닫고 스스로의 솔직한 모습을 감추어 버린다. 이는 한 개인의 권리를 빼앗는 일종의 사회적 폭력이라고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여전히 일찍 철이 들어버린 아이들이 많다는 건 매우 안타까운 현실이다. 그런데 이 책의 주인공 소희는, 운명이라고 생각했던 삶을 스스로의 노력, 그리고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점차 바꾸어 나간다. 『너도 하늘말나리야』 의 소희는 어른스러운 아이였지만 『소희의 방』의 소희는 다르다. 훨씬 더 역동적이고 마음속에서 치는 파도를 직격으로 받아낸다. 욕망과 방황 사이, 열다섯 소희는 깨닫는다. 너무 일찍 철들 필요는 없을 것이라 말이다. ? 자신의 욕망에 충실하고 스스로의 삶을 담대하게 선택하는 여성상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고는 하지만 어떤 이들에게는 여성의 욕망을 고스란히 드러낸 작품들이 낯설게 느껴진다. 소희는 재혼한 친엄마와 재회하고 ‘정소희’에서 ‘윤소희’로 풍요로운 새 삶을 시작한다. 소희는 집도, 가족도, 학교도, 친구도 모두 바뀌면서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맞이하게 된다. 그동안 자신을 떠난 엄마에 대한 분노, 소희의 부모님이 부자임을 부러워하고 추켜세워 주는 친구들, 알수록 더 궁금해지는 같은 반 남자아이의 속마음. 달밭마을에서는 겪을 수 없었던 경험들이다. 달밭의 소희라면 겪을 수 없었던 감정과 경험을 통해 소희는 자신의 솔직한 내면을 알게 되고 혼란스러워진다. 자신의 욕망을 처음으로 마주한 소녀의 당황스러움은 이야기 내내 고스란히 전해진다. 하지만 이런 당황스러움은 건강한 감정이다. 결국 우리는 자신의 욕망을 맞닥뜨렸을 때, 결정해야만 한다. 그것을 받아들일 것인지 모른 체할 것인지 말이다. 소희의 방을 소희의 내면이라고 비유했을 때 그 방을 중심으로 독자들은 나의 모습을 투영할 수도 있을 것이다. 폭력적이고 이기적인 어른들에게 상처받은 청소년들 소희는 우연히 새아빠가 엄마를 때리는 장면을 목격한다. 보기 전에는 몰랐다. 엄마는 늘 우아하게 행동해 왔으니 말이다. 소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고민하지만 새아빠의 딸 리나는 맞서서 화를 내고, 이 모습을 우연히 목격한 소희의 가슴은 무너져 내린다. “그래, 내가 몇 번 네 엄마한테 손을 대기는 했어. 하지만 따귀 몇 번 때린 정도야. 그런 걸로 이혼한다면 대한민국에 이혼 안 하는 부부, 한 사람도 없을 거다.”
아저씨의 목소리는 당당했다. 소희는 자기도 모르게 주먹을 부르쥐었다. “뭐? 아빠 지금, 따귀 몇 대 정도는 폭력이 아니라고 하는 거야? 어떻게 딸 앞에서 그런 말을 할 수 있어! 부끄럽지도 않아?” 가정 폭력은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청소년들에게 큰 상처가 된다. 자신이 저지른 폭력을 어쭙잖은 변명으로 정당화하려는 어른들의 모습은 더욱 충격적이다. 소희와 리나는 아빠의 이런 모습에 크게 실망한다. 그리고 소희는 깨닫는다. 엄마가 아빠의 폭력에 맞서지 못했던 이유는 오로지 자신 때문이었다는 걸. 엄마는 오로지 아빠를 제외한 나머지 가족들 때문에 참고 또 참았던 것이다. 어른답지 못한 어른들의 폭력은 청소년들의 가슴에 큰 멍울을 남기고야 만다. 이금이 청소년문학 시리즈 소개 『유진과 유진』 개정판을 첫 책으로 출발한 이 시리즈는 작가가 그동안 출간해온 청소년문학 작품을 새로이 갈무리하고 개정해서 내는 것으로, “경계에 선 청소년의 ‘지금 여기’를 살피고, 꿈과 상처가 엉킨 마음과 공명하며, 밝아야 할 미래를 응원하는 이금이 작가의 청소년문학 시리즈”이다. 이 개정 및 시리즈화는 단순히 책의 옷을 갈아입히는 일에 그치지 않고, 시대가 변할수록 개선되고 기준이 높아지는 인권의식과, 시대감각, 젠더 의식 등을 입히는 작업이다. 『소희의 방』 은 ‘너도 하늘말나리야’ 3부작 시리즈의 두 번째 책이다. 전작의 소희를 중심으로 여성 청소년의 세밀한 마음과 드러난 욕망을 솔직하고 용기 있게 다룬 작품이다. ‘너도 하늘말나리야’의 세 청소년 중 가장 어른스러웠던 소희, 단둘이 살던 할머니가 돌아가신 뒤 소희는 달밭마을에서 함께 살자는 미르의 제안을 거절하고 서울 작은집으로 간다. 살림이 넉넉하지 않은 작은집에서의 소희의 삶은 빡빡하기만 한데, 어느 날 엄마에게 연락이 오고, 재혼한 엄마의 가족과 함께 살게 된다. 정소희에서 윤소희로 살게 된 소희의 삶은 마치 신데렐라가 된 듯하다. 정원이 아름다운 멋진 이층집에, 명품 옷가지들, 해맑은 절친, 훈남 남친, 그토록 원하던 혼자만의 공간도 생겼지만, 정겨울 줄만 알았던 엄마와는 보이지 않는 벽과 자신의 것을 빼앗겼다고 생각한 남동생의 증오심 때문에 이중적 삶을 살게 된다. 결국 뜻하지 않은 일로 가출까지 하게 되 소희. 소희의 삶은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너무 일찍 철들어 힘들다고 말도 못하고 살았던 소희의 진짜 속마음 이야기. [첫 문장] 나는 느티나무 아래에 서 있는 바우와 미르를 외면한 채 바우 아빠의 트럭에 올라탄다. 귓바퀴가 축축한 느낌이 너무 생생해 눈을 뜬 소희는 연한 핑크색 천장을 바라보며 안도의 숨을 토해 냈다. 또 달밭마을을 떠나던 날의 꿈을 꾸었다. 그날 가슴이 뻐근해질 만큼 울음을 참았다. 그런데도 꿈속에선 언제나 베개가 젖을 정도로 눈물을 흘렸다. 1년 반이 지난 지금까지도 계속되는 그 꿈이 소희는 싫었다. 그때 소희는 부모와의 추억이 많은 미르와 바우를 부러워했다. 하지만 재혼한 엄마와 살게 되자 추억이 없는 편이 차라리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와 아저씨의 다정한 모습을 평온한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할머니가 어떤 일이든 아주 좋기만 한 것도, 나쁘기만 한 것도 없다고 했나 보다. 소희는 꿈이 아님을 일깨워 주었던 침대에 다시 누웠다. 그리고 이 집에 처음 오던 날을 떠올렸다. 아니, 소희는 고개를 흔들어 그 광경을 지우고 엄마와 처음 만난 날부터 생각하기 시작한다. 이 모든 일이 실제라는 걸 무의식 속까지 단단히 각인시키고 싶었다. 작은집에 사는 동안 소희는 가장 소중하게 여기던 일기장과 달밭마을 친구들을 버렸다. 먼저 버린 건 바우와 미르였다. 행복한 척, 편한 척 그 애들을 속이고 싶지 않았고 자기 상황을 사실대로 알리기도 싫었다. 메일로, 문자로, 작은엄마 미용실로 안부를 묻던 미르는 소희가 피한다는 걸 알았는지 더는 연락하지 않았다. 소희는 선글라스로 얼굴을 가린 엄마 대신 작은엄마의 표정을 읽었다. 스무 살부터 20년 넘게 미장원 밥을 먹었다는 작은엄마는 손님의 외양만 보고도 뱃속까지 꿰뚫어 볼 수 있다고 자신하곤 했다. 소희는 작은엄마가 작은아빠한테 했던 이야기가 생각났다. 현관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자 작은집보다 몇 배는 넓은 거실이 눈앞에 나타났다. 고급스러운 가구와 가전제품이 놓인 거실엔 벽난로도 있었다! 자기도 모르게 집 안을 두리번거리고 있는 소희의 발 앞에 우진이 슬리퍼를 놓아 주었다. “누나, 이거 신어. 누나 거야.” 상처 입은 조개만이 진주를 키울 수 있다는 글을 읽곤 자기 상처까지도 사랑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열심히 노력하면 꿈을 이룰 수 있다고 믿었다. 그때에 비하면 믿기지 않을 만큼 환경이 좋아졌는데 정작 자신은 오갈 데 없는 신세가 돼 남의 방에 누워 있다. 무언가 쥐어뜯는 듯이 마음이 아팠다. 자책 끝에 소희는 문득 ‘혹시 나 때문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작은집에서도 소희는 종종 작은아빠 부부의 싸움거리가 되곤 했다. 이 집에서도 여전히 그런 존재일지 모른다. 소희 머릿속에 엄마와 단둘이 이 집을 떠나는 장면이 떠올랐다. 우혁과 우진 없이 엄마와 단둘이 팔짱을 끼고 시장도 보고, 요리도 해 먹고, 목욕탕에도 가는 상상은 솜사탕처럼 달콤했다. 하지만 곧바로 허름하고 초라한 단칸방이나 굶주린 채 잠잘 곳을 찾아 헤매는 풍경이 소희의 가슴을 서늘하게 했다. 서늘함은 달콤한 상상보다 훨씬 더 구체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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