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만치 혼자서 김훈 pdf 다운로드를 무료로 제공합니다 자신과 가까운 이웃들의 이야기를 소설로 쓸 때 유독 고심한다는 뜻일까. 인간 개개인의 역사에서 일상은 결코 사소한 사건이 아님을 김훈의 단편은 먹먹할 정도로 드러내 보이고 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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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사실에 입각하여 문장의 정확도를 겨루는 기자 출신이기도 한 김훈은 인간의 희로애락을 다루는 소설의 영역에 들어선 이후 감정을 생략한 간단명료한 문장만으로 마음을 울리는 독보적인 스타일로 독자를 사로잡아왔다. 인물의 직업을 구체적으로 설정하고 그 직업에 관한 전문용어를 구사하거나 업무의 디테일을 건조하게 묘사함으로써 세속의 구차함을 벗어날 수 없는 인간의 운명을 역설적으로 드러내는 글쓰기 방식은 김훈의 여전한 트레이드마크이다. 그러한 그의 문장은 『강산무진』에서 생로병사의 흐름 아래 한낱 유한한 육체에 불과해지는 인간 존재를 가감 없이 그려내 냉정하게 돌출시키기도 했다. 그런데 비루한 인간사를 허무하게 바라보던 김훈의 시선은 16년의 세월을 지나며 조금 더 애틋해진 듯하다. 물론 『저만치 혼자서』에서도 인간의 생애는 그들의 고통이나 절망과 관계없이 무심하게 흐르고, 시간은 살아가는 요령을 알려주는 대가로 그들의 신체를 허물어갈 뿐이다. 인간은 나약해서 이 비참한 과정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번 소설집에서 김훈은 그런 나약한 인간이 멈출 수 없는 시간에 초연히 몸을 맡기는 모습까지를 쓴다. 버티다보면 힘겨웠던 지난 일도 견딜 만한 기억으로 남고, 감정을 터놓을 상대가 점차 사라지는 외로운 과정이 곧 인생이며, 인간은 그저 시작에서 끝을 향해 갈 뿐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다시금 삶에 임하는 김훈의 인물들은 한결 편안한 분위기를 풍긴다. 김훈 단편의 이러한 변화를 가장 뚜렷하게 보여주는 표제작 「저만치 혼자서」는 죽음을 앞두고 호스피스 수녀원에 모여 살게 된 늙은 수녀들과 그들을 편안한 임종으로 인도하기 위해 성심성의껏 봉사하는 젊은 신부의 나날을 그린다. 성직자들조차 죽음이라는 미지의 사건에 대해 본능적인 두려움을 느끼고, 번민하고, 결국 죽음을 받아들여 안식에 드는 모습이 처연한 안도감을 남긴다. 나이들어 무너져가는 몸을 무연하게 지켜보아야 하는 상황은 김훈 단편에 주요하게 등장하는 장면이다. 작가가 공원에 벌어진 장기판을 구경하며 구상한 「저녁 내기 장기」는 가정이 해체되고 일터에서 밀려나는 등 각자의 비극을 품은 채 알지 못하는 상대와 장기를 두는 것으로 외로움을 견디는 노년의 애환을 안구건조증이라는 보편적인 노화 증세를 통해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대장 내시경 검사」에서 직장을 은퇴하고 명예 임원직에 이름을 올린 ‘나’는 처리할 일과 부탁받은 일들에 대한 고민을 대장 내시경 검사 이후로 미룬다. 검사 결과가 좋지 않을 경우 더는 고민하지 않아도 될 그 일들 중에는 과거의 연인 ‘나은희’가 보내온 인사 청탁도 있다. 때로는 과거의 추억에 깃든 감정을 곱씹으며 일상을 지탱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그 감정을 정리하고 나아가야 하는 인생의 쓸쓸한 단면이 돋보인다. 「영자」는 「대장 내시경 검사」의 ‘나’와 나은희가 보여준 지난 시절의 연애가 현대의 청년 세대에 이르러 어떻게 변모하고 있는지 생각해보게 하는 작품이다. 작가가 노량진에서 생활하는 공무원시험 준비생들을 관찰하며 쓴 이 단편은 너무 이른 시기에 삶의 냉혹성을 깨닫고 나이들어버린 청춘을 주인공으로 삼아 이들이 세상에 진입하려고 노력할수록 오히려 세상으로부터 밀려나고 마는 세태를 포착하며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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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와 고래 … 007
손 … 047
저녁 내기 장기 … 089
대장 내시경 검사 … 121
영자 … 147
48GOP … 185
저만치 혼자서 … 213
군말 … 2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