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년세세 황정은 pdf 다운로드를 무료로 제공합니다 선보이는 책마다 작가로서의 경지를 갱신하는 황정은에게 이번 책은 다시 한번 황정은의 문학을 넘어 새로운 획을 그을 것으로 기대한다. 책을 무료로 다운로드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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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이순일은 어릴 적 ‘순자’로 불렸다. 「무명無名」에서 이순일은 열다섯살에 김포에서 만난 ‘동무, 이웃, 동갑이자 동명同名인 순자’를 떠올린다. 1960년 여름, 이순일은 외조부를 떠나 자신에게 공부를 가르쳐주겠다고 약속한 고모를 따라 김포로 가지만, 이순일은 그곳에 도착하자마자 고모네 살림을 맡아 일곱 아이를 돌봐야 했다. 학교에도 못 가고 외출을 단속당해 집 안에 갇혀 답답 해하는 이순일에게 옆집에 사는 순자가 물을 길으러 오며 둘은 친구가 된다. 이순일은 순자의 노트를 받아 순자의 고운 글씨를 베끼며 글을 배운다. 하지만 오랜 식모살이에 지친 이순일은 1967년 고모네에서 도망을 나온다. 순자의 소개로 남대문에 있는 병원에서 간호조무 일을 배우며 반년 정도 일하다 고모부의 손에 이끌려 다시 고모네로 돌아가게 되고 이순일은 순자를 원망하게 된다. 고모네로 돌아와 보름 만에 만난 순자는 아무런 변명도 하지 않고 그냥 서 있었고 이순일은 그런 순자의 뺨을 때린다. 세월이 지나 한참을 잊고 살았던, ‘생각할수록 너무 선명해 꿈이고 거짓인 것 같은 광경들’로 기억되는 순자를 떠올리며 ‘용서를 구할 수 없는 일들이 세상엔 있다’고 이순일은 생각한다. 시나리오를 쓰는 한세진은「다가오는 것들」에서 북페스티벌에 참가하기 위해 닷새간 뉴욕에 머문다. 그곳에서 한세진은 노먼 카일리의 딸인 제이미를 만나게 된다. 노먼은 이순일의 이모인 윤부경의 아들로, 1987년 이순일과 윤부경이 덕수궁 돌담길에서 처음 만났을 때 윤부경의 옆에는 노먼 카일리가 이순일의 옆에는 한세진이 있었다. ‘현재와 미래로 쪼개진 두쪽 거울에 비친 상처럼’ 꼭 닮은 이모와 조카가 만나는 장면을 그들은 함께 보았다. 제이미는 미국에서 ‘안나’라는 이름의 이민자로 살던 윤부경의 삶과 엄마가 ‘양갈보, 양색시’라는 말을 들으며 커야 했던 노먼의 삶에 대해 들려준다. 뉴욕에 머무는 동안 한세진은 그의 여자친구 하미영의 말들과 미아 한센뢰베의 영화 「다가오는 것들」L’avenir(2016)의 장면을 겹쳐 떠올리고 병원에 있는 그에게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물으며 무사히 지나간 하루의 사소한 일상을 공유한다. 여기의 삶을 이어가게 하는 눈부신 문장 영원히 기억될, 꼭 필요한 이야기 황정은은 네편의 연작소설을 통해 가족, 사회, 친구, 국가 등 여러 관계 안에서 ‘나’를 이루고 있는 세계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가 겪은 비극과 참사, 크고 작은 고통과 슬픔을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 어떻게 삶을 이어나가야 하는지를 이순일과 두 딸, 한영진과 한세진, 한세진과 하미영이 나누는 사소한 대화와 평범한 일상을 통해 보여준다. “내 아이들이 잘 살기를” “끔찍한 일을 겪지 않고 무사히 어른이 되기를, 모두가 행복하기를”(138면) 빌던 이순일의 바람은 분주하게 하루를 보내고 서로를 무심한 듯 다독이며 견뎌내는 날들 속에 어쩌면 조금씩 이루어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끝내 말하지 못하는 것이 있어도, 뒤늦게 용서받지 못해도, 사람들을 실망시켜도, 삶은 바쁘게 지나간다. “울고 실망하고 환멸하고 분노하면서, 다시 말해 사랑하면서.”(182면) 현재를 있게 하는 과거를 잊지 않고, 미래를 있게 하는 현재를 만들어가는 우리에게 『연년세세年年歲歲』는 영원히 기억될, 꼭 필요한 이야기로 남아 지금, 여기의 삶을 계속 이어가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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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묘破墓
하고 싶은 말
무명無名
다가오는 것들
작가의 말
수록작품 발표지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