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는 죽지 않는다 공지영 pdf 다운로드를 무료로 제공합니다 신작 산문을 수록한 소설 집으로, 끊임없이 장편 소설을 집필하면서도 단편 소설이 갖춰야 할 소설 미학을 지속적으로 유지해 왔다고 평 가받은 저자의 최근 작품 경향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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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할머니는 현대 과학을 다 동원해 의사가 예측한 대로 일 주일이 지나고 한 달이 지나도 돌아가시지 않았던 것이다. 할머니는 숯덩이 같은 빛깔의 얼굴로 숨을 몰아쉴 뿐이었다. 할머니의 숨소리는 정신 나간 거위가 꽥꽥거리는 것처럼 커서 가끔 할머니의 용태를 확인하러 집에 들르던 친척들은 할머니 방에 얼씬하지 않고도 거실에서 느긋하게 햄과 치즈 그리고 연어 따위를 안주삼아 위스키를 마시면서 골프 이야기를 했다. 할머니에 대해서 말하는 것이라곤 아마 “저 양반 참 오래 버티시네…… 당신을 위해서라도 이제 고만 가셔야지.”라고 모든 것이 할머니를 위한 생각이라는 듯, 스스로를 매우 선량하게 여기는 얼굴로 말했던 것뿐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사건은 시작된다. 비록 꽥꽥 하는 기분 나쁜 소리를 내지르기는 했지만 비교적 규칙적인 타악기처럼 박자를 맞추던 할머니의 숨소리가 밤새 불규칙하게 끊어졌다 이어졌다 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친척들이 몰려와 할머니 곁에 둘러앉았다. 그런데 할머니는 다음 날 새벽 자리에서 일어나 앉은 채로 발견되었다. 발견되었다, 라고 말하는 것은 할머니가 밤에 임종하실까 봐 교대로 그녀의 곁을 지키던 막내외삼촌이 그날 새벽 할머니 곁에서 시체로 발견되었기 때문이었다. 일찍 집을 떠나 서울로, 지방의 공장으로 떠돌다가 다시 고향땅에 돌아와서도 밑바닥 생활을 벗어나지 못하는 여자 순례가 다시 희망의 싹을 틔우는 「부활 무렵」, 죽음에 직면한 할머니를 둘러싸고 가족들 사이에 벌어지는 또 다른 죽음의 행렬 속에서 경악하는 소녀의 독백을 담은 「할머니는 죽지 않는다」, 탈출의 희망을 버리고 자신이 계획했던 대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집착마저 포기한 후에야 운명과 맞닥뜨린 번역가의 삶을 그린 「맨발로 글목을 돌다」등은 그동안 작가가 죄의 용서와 화해, 고통과 번민을 통한 인간의 성장을 주제로 함으로써 한국문학의 독보적인 역할을 해왔음을 다시 한 번 증명케 한다. 주제 의식뿐 아니라 기법 또한 뚜렷하다. 작가는 소설의 전통적인 기법인 3인칭 시점을 채택해 독자들로 하여금 단번에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만들거나, 작가 개인의 현실을 소설에 녹여냄으로써 독자들이 현실과 소설의 구분을 뛰어넘어 보다 다각적으로 읽게 만드는 메타적 소설 기법을 활용하고 있다. 작가의 장편 소설에서는 볼 수 없었던 독특한 이야기 전개방식이 채택된 작품들은 독자들이 주인공과 내적 교감을 이루도록 만들면서 작가가 실험하는 소설 기법을 더 깊이 경험하게 한다. 쌀쌀한 바람을 뚫고 나무마다 새눈이 싹트는 이때, “생의 어떤 시기이든 봄은 오게 마련이고 그렇게 봄이 오면 다시 아름다울 수 있다는 생각이 났다”는 「월춘 장구」의 주인공 ‘나’의 독백처럼, 공지영 작가의 새 소설집은 독자들에게 새 봄을 알리는 희망의 싹이 될 것이다.
할머니는 죽지 않는다 공지영 다운로드
월춘 장구(越春裝具)|할머니는 죽지 않는다|
우리는 누구이며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부활 무렵|맨발로 글목을 돌다|후기, 또는 구름 저 너머|
해설_ 그녀의 고통은 소설이 된다(강유정)|수록 지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