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 권석 pdf 다운로드를 무료로 제공합니다 주인공 박욱이 전학을 간 바다고등학교에서 수영부에 들어가며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이 소설은 ‘존폐 위기의 수영부를 지키기 위하여’ 고군분투하는 동시에 ‘아버지에 대해 알아 가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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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열일곱 살인 박욱은 엄마에게 남자 친구가 생기자 할아버지 집이 있는 속초로 도주하듯 전학 간다. 그러던 어느 날, 학교 사물함처럼 있는 듯 없는 듯 눈에 띄지 않고 평범하게 지내던 욱에게도 변화가 찾아온다. 어릴 적 친구인 성수의 제안에 욱!하는 마음으로 입부 테스트를 거쳐 수영부 ‘스피드’에 들어가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알고 보니 수영부 해체 위기를 막기 위한 절친 성수의 꼬임이었다. 욱은 억울해하면서도 약속을 지키기 위해 수영을 배우기 시작하고 그곳에서 수영부 선배이자 약물 파문으로 추락해 간 아버지의 이야기를 알게 된다. 순간 욱은 수영에 대한 흥미도 잃고 스피드가 해체되든 말든 도망치고 싶어 하는데……. 그 와중에 수영부의 존폐 문제는 계속되고, 과연 욱은 이 상황을 어떻게 헤쳐 나갈까? 욱은 수영부를 지키고 아버지에 대한 진실을 밝혀 낼 수 있을까? 집에 돌아와 보니 국제전화 부재중 번호가 찍혀 있었습니다. 주재원 신분으로 LA에서 1년 남짓 살다 보니 이런 전화는 달갑지 않습니다. 보이스 피싱이거나 복잡한 세금 관련 전화일 때가 많습니다. 내키지 않는 마음으로 전화를 걸었는데 당선 소식을 들었습니다. 말 그대로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했습니다. 《스피드》를 응모했다는 사실도 잊고 지냈었습니다. 이미 일곱 번이나 낙방했기에 아무 기대도 없었습니다. 하나님도 양심상 내 글을 차마 뽑지는 못하시나 보다 하고 기도도 안 했습니다. 삶은 참 아이러니합니다. 예전엔 신춘문예나 문예지 발표 즈음만 되면 무관심하려 해도 뭉근히 신경 쓰여 결국 편집부로 전화해서 당선자 통보를 했냐고 묻곤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원고를 보낸 것도 잊고 소설과 담 쌓고 지냈는데 난데없이 당선이라니요. 그날 밤은 잠을 한숨도 못 잤습니다. 머릿속은 캘리포니아 날씨처럼 청명해졌고 땅에서 30센티 붕 떠 있는 발은 내려오지 않았습니다. 뒤척이며 생각해 보니 내가 기도했던 모양새는 아니지만 그보다 더 좋은 것으로 응답받았다는 깨달음이 왔습니다. 일곱 번 떨어지고 퇴고를 거듭하면서 완성도를 많이 끌어올렸으니까요. 글을 쓸 때 퇴고가 절반이라는 말을 실감했습니다. 여느 문예지보다 제 글에 가장 잘 맞는 출판사와 만났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역시 달콤한 디저트는 맨 마지막에 나왔습니다. 삶의 나이테가 두꺼워져도 내 안에는 아직 ‘어릴 적의 나’가 살아 있습니다. 칭찬받고 이해받고 싶어 하고 쉽게 삐치고 질투심도 많은 변덕스러운 아이입니다. 네버랜드에 사는 피터 팬처럼 나이를 먹지 않는 이 아이는 제게 뮤즈 같은 존재입니다. 어리다 보니 유치하고 미욱합니다. 하지만 그만큼 순수하고 가볍습니다. 《스피드》는 내 안의 그 아이에게, 그때를 지나고 있는 지금의 청소년들에게, 그리고 내 안에 있는 그 위대한 유치함을 소중히 간직하고 있는 어른들에게 들려주고픈 이야기입니다. 제 사춘기는 지하 1,000미터에 난 아주 긴 터널 같았습니다. 조숙한 건지 늦된 건지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시작된 질풍노도의 시간이 대학교 2학년 때까지 지루하게 계속됐으니까요. 그때는 왜 그렇게 세상이 커다란 괴물처럼 두렵게만 보였을까요. 그때는 왜 그렇게 스스로에게 엄격했고 자신을 괴롭혔을까요. 시간 이동을 해서 그때로 잠깐 돌아갈 수 있다면 가시를 바짝 세운 채 웅크리고 있는 나를 꼬옥 안고 등을 토닥이며 이 말을 꼭 해 주고 싶습니다. “괜찮아…… 괜찮아……. 다 잘될 거야…….” 한때 동네 스포츠센터에서 수영을 한 적이 있습니다. 새벽어둠과 추위를 뚫고 수영장에 들어서면 딴 세상이 펼쳐졌습니다. 스포츠음료 색깔로 찰랑이는 풀(POOL)이 좋고 수영복 입은 사람들의 움직임이 좋고 소독약 냄새가 좋았습니다. 내 몸을 스쳐 가는 차가운 물의 느낌이 좋고 고글 너머 보이는 하늘색 바닥타일과 천장 높이 매달린 하얀 LED 등이 좋았습니다. 어둡고 길었던 사춘기와 파랗고 시원했던 수영장. 이 두 가지 이미지를 떠올리면서 소설을 썼습니다. 글을 썼다기보다 그림을 그렸다는 게 더 맞을 것 같습니다. 에드바르트 뭉크의 ‘절규’와 데이비드 호크니의 수영장 그림을 생각하며 《스피드》를 그렸습니다. 이 둘은 서로 상반되지만 그래서 더 잘 어울렸습니다. 이제야 조금 알 것 같은 인생에 대한 지도(地圖)도 그려 봤습니다. 때로는 세계 지도처럼 큼직큼직하게, 가끔은 동네 지도처럼 시시콜콜하게 그렸습니다. 초행길이라 많은 것이 낯선 친구들에게, 먼저 길을 간 선배로서 내비게이션보다는 이정표 정도의 역할을 하고픈 바람이 있었습니다. 《스피드》가 탄생하기까지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셨습니다. 먼저 의욕만 넘칠 뿐 덜 영글고 서툰 제 글을 뽑아 주신 심사위원님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다시 시작하라는, 제가 좋아하고 잘하는 걸 쓰라는 뜻으로 새겨듣겠습니다. 장편소설의 세상으로 이끌고 실전에 유용한 팁을 전수해 주신 강태식 선생님과 서유미 선생님 그리고 늦깎이 소설가 지망생을 기초부터 챙겨 주시고 격려해 주신 해이수 선생님과 박상우 선생님께도 감사드립니다. 네이버 카페 ‘문학에 길을 묻다’ 회원들와 스터디 멤버 리현님, 혜영님, 혜인님, 설희님에게도 고마움을 전합니다. 문우들이 없었다면 《스피드》는 완성되지 못했을 겁니다. 좋은 기회를 마련해 주신 넥서스 출판사 관계자 분들에게도 큰 은혜를 입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항상 내 글의 첫 독자가 되어 주고 냉철한 비평가이자 뜨거운 응원단 역할을 해 준 가족들, 고맙고 사랑합니다. 욱이 막상 올라서 보니 출발대는 생각보다 높았다. 수면이 아득히 멀어 보였다. 흔들리는 물 위로 욱의 모습이 비쳤다. 바닥의 하늘색 타일 때문에 수영장 물은 스포츠 음료처럼 차가워 보였다. 팔에 난 털이 오소소 일어났다. 고개를 들어 보니 어느새 수빈 선배는 피니시 라인에 서 있었다. 기록을 재려는 모양이었다. 캡을 벗은 선배는 아까와 또 다른 모습이었다. 어깨까지 흘러내린 머리카락이 흔들리면서 어서 오라고 욱을 부르는 것 같았다. 욱은 스스로에게 용기를 불어넣었다. 그래, 수빈 선배를 만나러 가는 거다. 선배, 날 응원해 줘요. 욱은 물에 몸을 얹고 누르는 기분으로 수영했다. 가상의 파이프라인 안에 자신이 들어와 있다고 상상했다. 펌프의 강한 압력으로 파이프 안에서 물이 빠져나가듯 팔다리의 추진력으로 욱의 몸통이 앞으로 밀려 나갔다. 잠수함에서 발사된 어뢰처럼. 욱은 마음이 급해졌다. 아직 배워야 할 게 많았다. 평영에 이어 배영과 접영을 익혀야 한다. 시간이 없다. 우선 멀리 보지 말고 발아래만 보자. 방향만 맞으면 한 걸음씩 걸어도 언젠간 목적지에 도착한다. 천천히, 하지만 꾸준히. “서두르지 마라. 네가 무얼 잘하는지 네 자신도 모른다. 그걸 알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연습량이 필요해. 지금은 네 자신을 탐구하는 과정이다. 주 종목 정하는 건 한참 뒤의 일이다.” “바하전은 무조건 이겨야 하잖아요. 바하전에서 지면 나머지를 배울 기회도 없다고요.” “바하전을 대비해서 가장 급하고 중요한 일은 네가 온전한 수영선수가 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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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스타트
2. 대시
3. 턴
4. 스퍼트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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